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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처음 찾은 외국인들은 화려한 빌딩 숲이나 복잡한 지하철 노선보다도 먼저 스마트폰 하나로 움직이는 일상에 놀란다. 커피 한 잔을 사거나 버스를 타는 일, 택시를 부르는 일조차 별도의 지갑 없이 휴대전화 화면 몇 번 터치로 끝난다. 한국에서는 디지털이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생활 그 자체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외국인들은 이 풍경을 보며 “한국은 정말 미래에 사는 나라 같다”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외국인이 본 한국의 디지털 생활, 손끝에서 이루어지는 일상

손끝에서 이루어지는 간편결제의 문화

외국인들에게 가장 먼저 다가오는 변화는 결제 방식이다.
미국에서 온 존은 어느 날 편의점에서 음료를 사려했는데, 직원이 “카카오페이 있으세요?”라고 묻는 순간 당황했다고 한다. 그는 현금을 내밀었지만, 옆에서 보던 한국 친구는 휴대전화를 살짝 갖다 대는 것만으로 결제를 끝냈다.

한국에서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등 다양한 간편결제 서비스가 이미 일상화되어 있다. 심지어 길거리 분식집, 택시, 온라인 쇼핑몰 등 어디서든 QR코드나 휴대전화 터치 한 번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외국인들이 보기에는 마치 영화 속 장면 같은데, 한국인들에게는 이미 너무 당연한 생활 방식이다.

존은 이후 이렇게 말했다.
“미국에서는 여전히 현금을 받는 가게가 많고, 카드 결제도 느리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지갑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더라. 스마트폰이 곧 지갑이고 은행이었어.”

교통, 앱으로 연결된 도시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가장 자주 경험하는 것은 대중교통이다. 한국의 지하철과 버스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편리하다’라는 평가를 받지만, 여기에 더해 디지털 티켓 시스템이 외국인들을 놀라게외국인들을 놀라게 한다.

프랑스 출신 마리는 “지하철 승강장에 들어설 때 별도의 표를 사지 않아도 휴대전화만 있으면 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충격을 받았다. 교통카드를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간편결제 앱으로 바로 충전하거나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의 교통 앱은 단순히 길 안내만 해주지 않는다. 지하철 도착 시간, 버스 위치, 환승 할인, 막차 시간까지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외국인들은 이런 경험을 통해 “이 정도면 길을 잃을 걱정이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한국에 온 많은 교환학생이나 여행자들이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 지도에 크게 의존하는데, 이는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 도시 생활 전체를 뒷받침하는 기반이 된다.

온라인 쇼핑과 ‘다음 날 아침 도착’의 충격

외국인들이 가장 자주 감탄하는 부분은 배송 속도다.
독일 출신 안 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우연히 화장품을 주문했는데, 자정 직전에 결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침 7시에 문 앞에 물건이 도착해 있었다고 한다. 그는 “독일에서는 빠른 배송이 3일에서 5일 정도인데, 한국에서는 하루도 안 걸렸다”며 눈을 크게 떴다.

한국의 온라인 쇼핑은 단순히 ‘빠르다’에서 끝나지 않는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에 맞춰 ‘새벽 배송’, ‘즉시 배송’ 같은 옵션을 선택할 수 있고, 반품도 앱에서 간단히 신청하면 택배 기사가 직접 집 앞까지 와서 수거해 간다. 외국인들은 이러한 체계를 보며 한국 사회가 얼마나 소비자의 편의에 집중하고 있는지 체감한다.

생활을 바꾸는 앱의 세계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들은 시간이 갈수록 다양한 앱을 사용하게 된다.

음식 배달: 배달의민족, 요기요

교통: 카카오T(택시 호출), 서울시 따릉이(공공 자전거)

중고 거래: 당근마켓

생활 정보: 네이버 지도, 카카오 지도

은행 업무: 토스, 카카오뱅크

외국인 유학생 사라는 “처음에는 앱이 너무 많아 헷갈렸다. 그런데 하나씩 익숙해지면서, 점점 이 나라의 속도감에 맞춰 살게 된다”고 전했다. 한국의 앱은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외국인들에게 한국 문화에 적응하는 통로 역할까지 한다.

디지털 편리함의 그림자

하지만 외국인들이 겪는 어려움도 있다. 앱 대부분이 한국어로만 제공되거나, 한국 휴대전화 번호 인증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일부 외국인들은 계좌 개설이나 본인 인증 과정에서 애를 먹는다. 또,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한국어에 능숙하지 않은 외국인에게는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호주 출신 리가는 “앱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처음에는 메뉴가 한국어라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외국인 등록증을 받기 전까지는 결제 기능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의 디지털 생활은 분명 세계적으로 앞서 있지만, 동시에 외국인에게는 ‘장벽’으로 다가오는 부분도 있다.

외국인이 떠날 때 남기는 인상

많은 외국인이 한국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고 하는 말은 비슷하다.
“한국에서는 손끝 하나로 하루가 굴러갔다.”
이들은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도 한국에서의 경험을 종종 떠올리며, 자국의 디지털 시스템을 비교하게 된다. 어떤 이는 “한국에서 살다 보니 내 나라가 너무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말하기도 한다.

한국 디지털 문화가 가진 의미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의 디지털 생활은 단순한 기술 자랑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사회가 얼마나 속도와 효율, 편리함을 중시하는지를 보여주는 문화적 산물이다. 동시에 그 속도감은 한국 사회의 장점이자 때때로 피로감을 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대체로 이 경험을 긍정적으로 기억하며,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연결된 나라’**로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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