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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가장 먼저 다가오는 이미지는 단연 서울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빠르게 이동해 도착하는 도시는 거대한 빌딩 숲과 밤늦게까지 빛나는 네온사인으로 그들을 맞이한다. 지하철 노선은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안내 표지판과 전광판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어 낯선 외국인조차 금세 적응할 수 있다. 외국인들은 “이 나라의 도시는 잠들지 않는다”라는 말을 실감한다. 하지만 일정이 조금 더 길어지면, 많은 외국인은 도심을 벗어나 한국의 또 다른 얼굴을 보고 싶어 한다. 그곳에서 만나는 시골의 풍경과 삶은 도시와는 전혀 다른, 그러나 똑같이 중요한 한국의 모습을 담고 있다.

외국인이 본 한국의 도시와 시골, 다른 풍경 속 삶

프랑스에서 온 소피는 서울의 편리함에 큰 감탄을 보였다. 그는 “지하철 안에서 무료 와이파이가 뉴욕보다 빠르고, 교통카드 하나로 버스와 지하철, 심지어 편의점까지 다 해결된다는 점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을 방문했을 때, 소피는 전혀 다른 한국을 경험했다. 기와지붕이 줄지어 늘어선 마을, 굽이치는 강물 옆에 펼쳐진 논밭, 그리고 저녁마다 마을 주민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그에게 오래 남았다. 소피는 “서울에서는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갔는데, 이곳에서는 시간이 멈춘 듯했다. 같은 나라 안에서 이렇게 극적인 대비가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고 회상했다.

미국 출신 크리스 역시 도시와 시골을 오가며 큰 차이를 느꼈다. 그는 강남의 카페 거리를 산책하면서 “한 블록마다 새로운 브랜드와 독창적인 카페가 등장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도시 자체가 끊임없이 창의성을 생산하는 무대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원도 평창의 작은 마을에서 하룻밤 머물면서 그는 정반대의 인상을 받았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농사지은 감자를 삶아 나누어 주고, 낯선 외국인인 자신을 흔쾌히 집으로 초대해 밥을 함께 먹은 경험은 크리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그는 “도시는 경쟁과 속도의 공간이었다면, 시골은 관계와 환대의 공간이었다. 한국 사람들은 삶의 리듬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가고 있었다”고 정리했다.

일본에서 온 아야 하는 한국의 도시 생활을 ‘편리함의 극치’라고 표현했다. 특히 그는 배달 문화를 경험하면서 깜짝 놀랐다. “어디에서든, 어떤 시간대든 원하는 음식을 시키면 금세 도착했다. 심지어 따뜻한 국물 요리도 그대로 온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여행에서 전남 순천의 시골집에 머물렀을 때, 아야 하는 다시 다른 한국을 발견했다. 새벽녘 닭이 우는 소리,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소리, 그리고 직접 기른 상추를 밭에서 따다 밥상에 올리는 모습은 도시에서 누릴 수 없는 경험이었다. 그는 “도시에서의 한국은 빠름이었지만, 시골에서의 한국은 쉼과 치유였다”고 말했다.

도시와 시골의 대비는 외국인들에게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복합적인 얼굴을 이해하게 만드는 중요한 경험이 된다. 서울에서 일주일을 보낸 독일인 한스는 부산 근교의 한 농가에서 체험형 숙소를 이용했다. 그는 “도시에서는 끊임없는 소음이 일상을 채우지만, 시골에서는 바람과 풀벌레 소리가 음악이 된다. 같은 한국인데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고 말했다. 그에게 도시의 한국은 혁신과 발전의 상징이었고, 시골의 한국은 뿌리와 정체성을 느끼게 하는 공간이었다.

또 다른 사례로, 캐나다 출신 제니퍼는 서울의 현대적 미술관을 즐겨 찾았지만, 경남 합천의 작은 산골 마을에서 만난 전통 장 담그기 체험을 더 오래 기억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미술관에서는 세계적인 감각을 느꼈지만, 시골에서 만난 사람들과 전통은 한국이 왜 특별한지를 설명해 주었다.” 외국인들에게 시골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한국 문화의 뿌리와 인간적인 따뜻함을 느끼는 장소로 다가온다.

외국인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점은 한국의 도시와 시골이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나라를 완성한다는 것이다. 서울의 네온사인과 시골의 별빛, 도심을 달리는 지하철과 산골짜기에서 울려 퍼지는 새소리는 모두 한국을 구성하는 중요한 풍경이다. 도시는 한국이 세계와 연결되는 창이고, 시골은 한국이 자기 자신을 지켜내는 토대다. 외국인들은 이 두 얼굴을 모두 경험하면서 한국을 단순히 ‘빠른 나라’나 ‘전통의 나라’로만 규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결국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의 도시와 시골은 대비 속의 조화다. 빠름과 느림, 글로벌과 로컬, 현대와 전통이 서로 얽히며 한국이라는 입체적인 문화를 만들어낸다. 외국인들에게 이 경험은 한국을 더 풍부하게 이해하게 만들고, 다시 찾고 싶은 나라로 각인시킨다. 도시에서의 역동성과 시골에서 따뜻함은 그들에게 한 편의 긴 여행 이야기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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