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처음 경험한 외국인들이 낯설게 느끼는 문화 중 하나는 단연 회식이다. 단순히 식사 자리가 아닌, 조직 내 유대감을 강화하고 위계질서를 암묵적으로 확인하는 사회적 공간이라는 점에서 외국인에게는 하나의 의례처럼 다가온다. 특히 한국에서는 회식이 업무의 연장선처럼 여겨져 참석 자체가 ‘선택’보다는 ‘참여해야 하는 분위기’로 받아들여진다. 외국인 직원이 처음 회식에 참석했을 때 겪는 혼란은 단순히 언어 장벽 때문만이 아니다. 예를 들어 상사의 잔을 먼저 채워야 한다거나, 술을 마실 때는 고개를 돌려야 한다는 세세한 예절은 사전에 알지 못하면 실수로 이어질 수 있다. 처음엔 이런 규칙들이 다소 형식적이고 과도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외국인들은 점차 그 안에 담긴 ‘존중’과 ‘..

한국의 밤은 어둡지 않다. 심야가 되어도 도시의 불빛은 꺼지지 않고, 거리에는 여전히 사람이 오가고 가게는 영업 중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처음 한국에 도착해 놀라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이 ‘24시간 가동되는 도시 풍경’이다. 새벽 두 시, 편의점 안에는 삼각김밥을 고르는 사람이 있고, 곱창집 안에서는 야식에 소주를 곁들이는 직장인들이 있다. 택시와 배달 오토바이는 계속 도로 위를 달리고, 피시방, 찜질방, 코인노래방은 젊은이들로 붐빈다. 외국인의 시선으로 이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밤은 휴식과 정적의 시간이다. 하지만 한국의 도시는 ‘하루의 연장선’처럼 밤을 살아간다. 이러한 24시간 문화는 단순한 운영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속도와 압축 성장, 그리고 효율성에..

서울의 중심가, 한 카페에 들어선 외국인 관광객은 의아한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여러 명이 모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보다, 각자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열고, 교재를 펼치며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어떤 테이블은 콘센트와 충전 케이블이 가득한 채 조용히 공부하고, 어떤 자리는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켜놓고 몇 시간째 글을 쓰고 있다. 외국인의 시선으로 보면 이 모습은 카페가 아닌 도서관에 가까워 보인다. “카페는 친구들이랑 수다 떨고 여유를 즐기는 곳 아닌가요?”라는 반응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유다. 한국의 카페 문화는 단순한 커피 소비 공간을 넘어, 개인의 업무, 자기 계발, 창작 활동이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복합적인 공간으로 진화해 왔다. 이러한 문화는 한국 사회의 높은 경쟁 구조와 개인..

서울의 한 지하철역. 출근 시간대가 되자 사람들의 발걸음은 눈에 띄게 빨라지기 위해 시작한다. 에스컬레이터를 기다리지 않고 계단을 뛰어오르는 모습, 엘리베이터 앞에서 버튼을 반복적으로 누르는 장면, 횡단보도 초록 불이 깜빡이자마자 달리듯 뛰는 사람들. 이 풍경은 한국인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일상이지만, 외국인의 눈에는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 “도대체 어디까지 그렇게 바쁜 거죠?” 어떤 외국인은 실제로 이렇게 묻기도 한다. 한국에서 며칠 머물러본 외국인이라면 한 번쯤은 “사람들이 왜 이렇게 빨리 걷지?”라는 의문을 품는다. 그 빠른 속도는 단순한 성격 차이를 넘어, 한국 사회의 리듬과 생활 방식, 그리고 그 이면의 집단 심리까지 반영하는 하나의 문화 현상이다.실제로 유럽이나 남미 국가를 여행해 본 사람이라면..

외국인들이 한국의 음식 문화에서 당황하는 장면 중 하나는, 바로 누군가가 국물에 갑자기 식초와 겨자를 넣는 순간이다. 특히 냉면집에서 이 장면은 자주 목격된다. 처음 냉면을 먹어보는 외국인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식초와 겨자를 넣는 한국인의 행동을 보고 당황하거나 질문을 던진다. “이거 원래 이렇게 먹는 건가요?” 혹은 “그냥 국물 맛을 보지도 않고 넣는 이유가 뭐예요?” 대부분의 한국인은 이 질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못한다. 그저 그렇게 먹어왔기 때문이고, 어릴 때부터 식초와 겨자를 넣는 것이 ‘정석’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인의 시선에서 보면 이건 결코 당연한 문화가 아니다. 음식에 손대기 전, 맛을 보기도 전에 식초부터 넣는 행위는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냉면은 차갑고 맑은..

처서 무렵, 한국의 식당들은 삼계탕과 장어구이를 찾는 사람들로 붐빈다. 더위가 한풀 꺾이고 선선한 기운이 느껴지기 위해 시작하는 이 시점에서, 한국인들은 전통적으로 ‘몸을 보한다’는 개념 아래 보양식을 즐긴다. 외국인들에게는 이러한 문화가 매우 낯설고도 신기하게 다가온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여름과 가을의 경계에 특정한 음식으로 건강을 챙기는 식문화가 드물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절기에 따라 먹는 음식이 정해져 있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식단에도 변화가 생긴다. 이런 점이 외국인들 눈에는 단순한 미식이 아니라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는 방식’처럼 느껴진다. 특히 처서쯤 삼계탕을 먹는 사람들을 보며 “이 시기에 닭고기를 뜨겁게 끓여 먹는 이유는 뭘까?”라는 질문을 던지곤 한다. 답은 단순하다. 더운 여..

한국을 처음 방문한 외국인들이 공통으로 겪는 문화 충격 중 하나는 바로 ‘절’이라는 인사 방식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이 몸짓은 단순히 머리를 숙이는 행동을 넘어서, 상대에 대한 존중, 예우, 격식을 모두 담고 있다. 특히 명절이나 제사, 결혼식, 성묘, 전통 행사 등에서 절하는 장면을 처음 본 외국인들은 "왜 저렇게까지 몸을 낮추지?"라고 의문을 가지곤 한다. 서양권의 인사법은 악수, 포옹, 혹은 가벼운 묵례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절은 몸 전체를 사용한 인사이자, 위계와 존경의 상징이다. 그래서 이 문화적 행동을 처음 접한 외국인에게는 형식적이고 부담스러운 동작처럼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어떤 외국인은 "고개를 숙이는 정도가 아니라 무릎을 꿇고 바닥까지 손을 대야 한다는 게 충격이..

처음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들이 가장 놀라는 일 중 하나는 ‘배달 기사님이 음식이나 물건을 집 안 문 앞까지 직접 가져다준다’는 사실이다. 한국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 시스템이 외국인들에게는 다소 놀랍고 때로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많은 서구권 국가에서는 배달원이 집 앞 대문까지만 오거나, 아파트의 1층 로비, 혹은 공동 출입구에 물건을 두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특히 아마존, 우버이츠, 도어대시 등을 사용하는 미국, 캐나다, 영국 등의 경우,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와 안전을 이유로 건물 내부까지 배달원이 들어오는 일은 거의 없다. 반면 한국에서는 아파트 공동 현관 비밀번호나 도어락 번호를 미리 알려주면, 배달원이 현관문 바로 앞까지 와서 물건을 놓고 사진을 찍은 후 떠나는 방식이 매우 일반적이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