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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밤은 어둡지 않다. 심야가 되어도 도시의 불빛은 꺼지지 않고, 거리에는 여전히 사람이 오가고 가게는 영업 중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처음 한국에 도착해 놀라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이 ‘24시간 가동되는 도시 풍경’이다. 새벽 두 시, 편의점 안에는 삼각김밥을 고르는 사람이 있고, 곱창집 안에서는 야식에 소주를 곁들이는 직장인들이 있다. 택시와 배달 오토바이는 계속 도로 위를 달리고, 피시방, 찜질방, 코인노래방은 젊은이들로 붐빈다. 외국인의 시선으로 이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밤은 휴식과 정적의 시간이다. 하지만 한국의 도시는 ‘하루의 연장선’처럼 밤을 살아간다.

 

외국인이 놀란 한국의 24시간 운영 문화 –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시


이러한 24시간 문화는 단순한 운영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속도와 압축 성장, 그리고 효율성에 대한 집단적 태도와 깊이 맞물려 있다. 직장인은 야근을 마친 뒤 늦은 저녁을 해결하고, 학생은 학원 수업이 끝난 뒤 심야에 독서실이나 카페로 향한다. 배달 플랫폼과 무인 시스템이 발달하면서 소비자는 언제든지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고, 가게는 그런 수요에 맞춰 ‘영업 종료’라는 개념 없이 돌아간다. 외국인의 눈에는 이러한 시스템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고 빠르게 돌아간다. 특히 북유럽이나 호주, 캐나다 등에서 온 외국인들은 "밤 10시 이후엔 사실상 모든 게 문을 닫는데, 한국은 그때부터가 시작인 것 같았다"고 표현한다. 밤이 곧 끝이 아니라 ‘또 다른 하루의 시작’이라는 인식이 한국인에게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한국의 24시간 문화는 도시만의 현상도 아니다. 지방 소도시에서도 편의점, 배달 음식점, 심지어 세탁소 무인 수거함까지 하루 종일 돌아가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이는 단순히 ‘열려 있는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가 시간에 대해 가지는 감각이 남다르다는 것을 뜻한다. 외국에서는 퇴근 이후나 주말에는 상점 대부분이 문을 닫고, 사회 전체가 ‘쉼’을 전제로 움직인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언제든 필요하면 이용할 수 있는 사회’가 하나의 경쟁력이자 편의로 여겨진다. 물론 이 문화가 피로감을 유발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외국인 입장에서는 그저 놀랍고 신기할 뿐이다. "새벽 3시에 떡볶이를 배달받을 수 있다는 게 상상이 안 됐다"는 반응은 과장이 아니다. 실제로 많은 외국인 관광객은 한국에서 야식을 경험하며 전혀 새로운 소비의 자유를 맛보게 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이렇게 늦은 시간에도 ‘안전하게’ 돌아가는 사회라는 점이다. 밤늦은 시간에 혼자 편의점에 가도, 새벽에 혼자 버스를 타도 대부분의 외국인은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국은 범죄율이 낮고 CCTV가 잘 설치돼 있으며, 시민들 사이에 기본적인 질서 의식이 공유돼 있다. 외국인 여성 여행자 중에는 “한국은 밤에도 마음 편히 돌아다닐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라고 평가한 이도 있다. 도시의 불빛, 24시간 영업, 그리고 거리를 걷는 사람들. 그 모든 요소가 결합해 한국의 밤은 또 하나의 ‘낮’이 된다. 외국인의 시선에서 보면, 이는 단순히 운영시간이 긴 것이 아니라, 한국인의 삶의 방식이 시간이 정해진 틀을 넘어 유연하게 구성된 하나의 문화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는 증거다. 그렇게 한국은 24시간 살아 있는 나라로 기억된다.

이러한 한국의 24시간 문화는 외국인의 여행 패턴에도 영향을 준다. 일정이 빡빡한 관광객에게 ‘밤에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점은 엄청난 장점이다. 낮에는 궁궐이나 박물관, 전통시장을 둘러보고, 저녁 이후에는 쇼핑, 노래방, 야시장, 찜질방 등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하루 24시간이 ‘온전히 활용되는 느낌’이라며, 같은 기간 머물러도 더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떤 관광객은 “하루가 36시간처럼 느껴졌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처럼 한국의 심야 문화는 단순한 생활양식이 아니라 외국인에게는 ‘시간을 더 주는 나라’라는 강한 인상을 남긴다.

또한 디지털 인프라와 연계된 무인 운영 시스템도 외국인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24시간 무인 카페, 셀프 스튜디오, 키오스크 기반의 편의점,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까지. 이 모든 공간이 사람이 없는데도 잘 관리되고, 심지어 깨끗하게 유지된다는 점은 많은 외국인에게 충격으로 다가온다. 일본이나 독일처럼 질서가 잘 잡힌 나라에서도 무인 시스템이 밤늦게까지는 운영되지 않거나, 일부는 신뢰 문제로 도입이 어려운 곳도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이 시스템이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하였고, 대부분의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규칙을 지킨다. 외국인 여행자나 장기 체류자들은 이런 환경을 경험하며, 한국 사회가 단지 바쁘고 빠른 것만 아니라 ‘자기 관리’와 ‘공공 의식’이 높은 곳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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